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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사라지는 사회, 오르시아가 해야 할 일

장인 난(難) 시대, 오르시아가 나아갈 길

지난 해 말, 유럽에 기반을 둔 명품 브랜드에서 안타까운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작품(제품)에 혼을 불어 넣는 장인들의 수가 점차 줄고 있다는 소식. 오르시아는 이 사실을 오래 전부터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주얼리가 제작되는 전 과정을 장인과 함께하기에 한국의 주얼리 장인들의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해왔죠.

오르시아의 심재선 장인

‘장인’이 사라져 가는 사회 ​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명품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생산 공장들은 줄이어 문을 닫았습니다. 이내 설 자리가 없어진 장인들.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합니다.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 티파니앤코 등을 운영하는 LVMH은 한 언론사를 통해 2025년, 장인 인력난이 극에 달해 약 7,000여명의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

이런 양상은 비단 명품 시장에 국한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국내 수제 구두의 명맥을 잇고 있는 성수동에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손수 사람의 손으로 파내는 도장 역시 기술자가 없어 동네 도장집이 보이지 않고, 이어져야 할 나전칠기와 같은 전통 공예 분야의 장인들 역시 새로운 얼굴이 없어 평균 연령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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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장인 인력난, 무엇이 문제일까? ​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전후로 크게 하락한 경제 환경을 주요 원인으로 꼽습니다. 장인들의 일터이던 공장, 공방들이 일거리 부족으로 버틸 수 없게 된 것. 고됨과 어려움 속에서도 장인이라는 사회적 자부심으로 버텨왔던 분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이 덮치며 자연스레 자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반면, 새롭게 이 길로 들어서려는 젊은 세대는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 ​

기계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 역시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사람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기계와 인공지능(AI). 사람들은 이제 장인들의 오랜 노고, 그로 인해 완성되는 높은 가치를 순식간에 많은 프로덕트를 찍어내는 기계와 비교합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정교함이 더해진 기계(인공지능)들은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흐름입니다.

남의 일 아닌 장인‘난’(難) ​

사실 오르시아는 몇 해 전부터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문제를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하는 장인들의 연령은 점차 늘어가는데, 새롭게 유입되는 청년 세공사들의 수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감사하게도 30년 이상 경력을 지닌 장인분들이 아직 오르시아와 함께 해주고 계시고, 아직 정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었습니다. ​

우리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과 유럽, 미국을 오가며 업계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왔습니다. 그리고 뿌리 깊은 원인과 나름의 개선 방향을 찾아 조금씩 실천으로 옮겨 왔습니다.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우리 오르시아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야 우리 장인들의 사회적 가치가 보존되고 더 제고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르시아 청담 하우스 한 켠에 자리한 ‘장인의 공간’

오르시아의 생각과 실천, 그리고 바람 ​

국내외 명품&주얼리 브랜드 경영자, 담당자들을 무수히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실천 방향은 비슷했습니다. 후학을 양성하는 것. 이를 위해 배우며 일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또 기존 장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급여를 높이는 급한 처방(?)을 내린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

여기에 더해 우리가 주목한 지점은 ‘처우 개선’입니다. 다시 말해 작업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 2022년, 오르시아는 청담 하우스를 개관하며 함께 하던 장인분들을 매장 내부의 공방으로 모셨습니다. 더 적은 먼지, 더 적은 소음, 더 나은 장비, 그리고 디자이너와의 유기적 소통으로 작품의 기획&디자인 과정에서의 장인의 경험을 한껏 녹이는 중입니다. ​

‘2024년 오르시아의 약속과 다짐 7가지’에서 밝힌 바처럼 올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주얼리 제작의 주인공인 ‘장인’분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에게 조명해 드릴 계획입니다. 그 가치의 크기를 아는 사람이 늘다 보면, 유지하려는 관성 역시 더 커지고, 이내 장인의 자부심으로 연결되어, 후학까지 늘어나는 긍정적인 결과로 연결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르시아 청담 하우스 한 켠에 자리한 ‘장인의 공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앞으로 오르시아 청담 하우스를 방문하실 고객님들에게 당부드립니다. 방문하시면 매장 한 켠에 자리한 작은 공방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여러분의 주얼리는 바로 그 공간에서 사람의 손으로 손수 빚어집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곧 우리의 큰 자부심입니다. ​

우리는 앞으로도 지난 50년 간 지켜 온 ‘사람의 제품은 사람의 정성이 깃들어야 한다.’는 고집을 묵묵히 지켜가겠습니다. 더 나은 제품을 넘어 당신만의 유일한 작품을 빚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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