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 문화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때 당연하게 여겨졌던 헤비(?)한 결혼식은 이미 상당 부분 그 자리를 소규모로 진행되는 ‘스몰웨딩’에 내어주었고, 이제는 그마저도 넘어서 ‘ 노웨딩 ‘이라는 새로운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결혼식의 규모나 형식을 줄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가치관 전반에 대한 변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점차 축소되는 웨딩 분위기 속에서 축의금과 청첩장, 그리고 축하의 방식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요?
변화하는 결혼 문화, ‘노웨딩’의 부상
최근 몇 년간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노웨딩’이라는 새로운 결혼 형태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노웨딩’은 말 그대로 결혼식을 전혀 하지 않거나, 극소수의 가족과 친구만 초대해 간소하게 치르는 결혼을 의미합니다.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 더욱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변화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시작된 변화가, 이제는 생활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죠.
노웨딩을 선택한 커플들은 대개 결혼식에 소모되는 큰 비용을 보다 실질적인 신혼 생활에 투자하거나, 신혼여행과 같은 두 사람만의 의미 있는 경험에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삶의 본질적인 질을 추구하는 요즘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결혼이란 이제 더 이상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두 사람의 진정한 출발을 위한 결정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노웨딩 대세지만, 축의금 문화는 변함없어
노웨딩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클래식한 방식의 웨딩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축의금 문화는 노웨딩 분위기와는 관계없이 일정 수준 금액을 계속 유지 중이죠. 통계를 보면 오히려 오르는 추세입니다.
카카오페이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평균 축의금은 9만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2021년의 7만 3천 원에서 약 23% 증가한 수치입니다. 결혼식이 ‘노웨딩’으로 불릴 만큼 소규모로 축소되더라도 여전히 예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전하는 축의금의 의미와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는 평균적으로 약 6만 원, 30~40대는 약 10만 원, 그리고 50~60대는 약 12만 원을 축의금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친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그로 인해 형성된 책임감, 그리고 연령에 따른 경제적 여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축의금의 액수는 개인의 경제적 상황과 신랑신부와의 관계, 그리고 결혼에 대한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혼정보 회사 가연의 조사에 따르면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당사자와의 친분 및 알고 지낸 시간'(86.8%)으로 나타났죠.
청첩장은 ‘모바일’ 필수
결혼식에 앞서 하객을 초대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던 청첩장 역시 디지털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종이 청첩장은 한때 결혼 소식을 전하고, 결혼의 중요성을 알리는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최근 많은 커플들이 종이 청첩장 대신 모바일 청첩장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모바일 청첩장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점뿐 아니라 실용성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집니다. 간편하게 제작하고 발송할 수 있으며, 하객들이 참석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어 결혼 준비의 복잡성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노웨딩을 택한 커플들은 청첩장을 보내기보다는 개인적인 연락이나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식적인 절차보다는 진심으로 축하해 줄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현대 결혼 문화의 새로운 방향성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죠.
‘축하 문화’도 변하는 중
축의금과 청첩장 문화의 변화와 함께, 결혼을 축하하는 방식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위시리스트’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물건을 직접 선물하는 이 방식은 보다 실용적이고 개인화된 축하의 형태로,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단순 돈을 건네주는 걸 넘어, 신혼부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는 의미 있는 축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결혼식을 생략하는 대신 신혼여행 펀딩이나 집들이 파티 등을 통해 지인들의 축하를 받는 커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격식 있는 자리에서의 축하보다 실제 생활에서의 도움과 진심 어린 응원을 바라는 현대인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으로, 더욱 실질적이고 개인화된 축하 문화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시금 돌아보는 결혼의 ‘본질’
결혼 문화의 변화는 단순히 형식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노웨딩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결혼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축의금과 청첩장 같은 전통적인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변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결혼의 본질적인 의미, 즉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마음은 여전히 변하지 않습니다. 축의금의 액수나 청첩장의 형태가 어떻게 바뀌든 간에 중요한 것은 결국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축하와 지지입니다.
앞으로도 결혼 문화는 계속해서 변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 변화 속에서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소중한 순간을 기념하고,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결혼이라는 것은 형식이 아닌 마음의 문제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는 축하와 지지를 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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