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자리는 누구나에게나 부담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그 부담을 크게 내려 놓을 수 있습니다. 우선 정해진 답도, 룰도 없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그리고 준비 과정에서 부터 내 관점이 아니라 결혼의 상대방(신랑, 신부), 그리고 부모님 관점에서 생각하세요. 그리고 생각해 보세요. 상견례라는 자리는 왜 갖는 것일까? 왜 필요하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까? 내가 바라는 결과는?
1. 상견례의 진짜 의미
상견례는 단순히 예비 신랑과 신부의 가족들이 만나는 자리를 넘어 그 이상의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상견례 자리의 진정한 의미는 서로의 ‘합’을 살피는데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합이란, 신랑과 신부만의 조화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가족 간의 조화까지 살펴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상견례에서는 나와 상대방, 부모님과 가족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의 외형에 집중하기 보다 ‘가치관과 생활 방식, 그리고 문화’와 같은 내면을 엿보는 것에 집중해야 하죠.
쉽게 말해서 상견례는 꾸밈이 없는 자리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람의 가족의 겉이 아닌 내면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상견례가 과도한 격식이나 예절로 꾸며지는 것은 서로를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큽니다. 상견례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날 때,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진정한 이해의 첫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2. ‘내면’이 중요한 이유
상견례의 본 의미를 바로 파악하고 서로의 내면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이 상견례가 바로 결혼의 본질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단기 이벤트가 아닌 생활 그 자체이며, 우리가 마주할 현실입니다. 화려한 결혼식은 하루로 끝나지만, 그 이후의 생활은 평생 이어집니다. 상견례는 이러한 장기적 관점에서 서로의 ‘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주목할 점은 양가 가족의 문화와 가치관입니다. 단순히 ‘아 여긴 그렇구나.’ 정도로 지나칠 게 아니라, 예비 배우자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깊이있게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미래의 갈등을 예방하고,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비 신랑과 신부는 내 스토리를 진중하게 전달하는 것을 기본으로, 양가 부모님들 앞에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는 것 역시 상당히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외형보다 어떠한 마음(이유)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궁극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결과) 서로 합의된 결혼의 지향점을 공유해야 합니다.
3. 시작은 서로 간의 대화
이런 마음가짐은 나 혼자만 가지고 실천한다고 해서 아무런 효용도 얻을 수 없습니다. 예비 배우자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세요. 어쩌면 이건 눈 앞의 상견례를 넘어 미래의 결혼 생활을 위한 제안이기도 합니다. 이 솔직함은 앞으로 마주할 결혼 생활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을 완성해 가는 데 꼭 필요한 덕목 중 하나입니다.
서로 간의 이런 대화는 여러 모순과 불합리함을 미리 예방하거나 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살아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경제적인 부분부터 사소한 습관까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미래를 이야기 나누세요. 미처 알리지 못한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 가정사, 친구 관계 등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 방안도 마련할 수 있죠.
물론 이런 솔직함이 때로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평생을 함께할 사람과 그 가족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과 신뢰의 시작이 아닐까요?
4. 사전 준비 필요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견례로 다가서는 실천적인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예비 배우자와의 사랑도 관심으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상견례 준비도 예비 배우자 가족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합니다. 만남 전에 알 수 있는 정보들을 묻고, 듣고, 이해하세요. 부모님의 고향이 어디신지,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왜 그런 건지 등을 서먹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건 당연히 신랑, 신부 서로의 대화입니다. 서로의 정보를 묻고 진솔하게 답해야 합니다. 지양해야 될 태도는 다름을 ‘왜 그래?’라며 이상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를 수 있습니다. 환경도 성격도 모두 다르기에 대부분의 일들이 ‘그럴 수 있음’을 꼭 염두에 두세요. 가족에 대한 질문을 주고 받다 보면 서로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더 깊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날 전에 궁금한 점들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예상되는 질문에 대해서도 미리 답변을 정리해두면 좋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외워서 대답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진솔하게 자신의 생각를 키워드 수준으로 준비하는 게 도움됩니다. 지나치게 정제된 답변은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5. 완벽한 상견례를 위한 실천 기준
이제 알차게 준비한 상견례 마인드를 실천으로 옮길 차례입니다. 상견례 준비에서는 남들의 기준이 아닌, 우리만의 환경을 고려한 고민과 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시작은 날짜와 장소 선택입니다. 커뮤니티에서 상견례 후기들을 보면 주말 점심이 무난하다고 입을 모으곤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 양가 부모님의 직업적, 지역적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에는 평일 저녁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장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격식 있는 한정식집이나 호텔이 언제나 정답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상견례 자리에서의 ‘대화’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편안함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시간은 언제인지를 고민해 보세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경우 자주 가던 동네 맛집에서 식사를 대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상견례 선물도 난제 중 하나입니다. 포털사이트에서도 상견례에서 인기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죠. 여기서도 나만의 접근, 새로운 시각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값비싼 선물 대신 정성 들인 손편지는 어떨까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겠다.”라는 진심 어린 메시지가 담긴 편지 한 장이 어떤 선물보다 값질 수 있습니다. 어렵다면, 4번 사전 준비 단계를 성실히 거치치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옷차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상견례를 위해 특별히 구입한 옷보다는, 평소 나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면서도 단정한 옷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시각적 이미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첫 걸음입니다. 대화를 나눌 때에는 이타적인 자세로 임하세요. 내 얘기를 하기보다는 부모님, 가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자주 고민되는 지점 중 하나가 바로 ‘음주’인데요. 신중해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피하라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양가 가족의 문화에 따라 조금의 음주는 괜찮다고 봅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상견례는 대화를 통해 두 가족의 내면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도움이 된다면 적당량의 음주롤 전체적인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길게 이야기했지만, 결국 상견례 준비와 진행은 상견례가 무엇을 위한 자리인지를 시종일관 염두에 두는 것이 모든 결정의 핵심 요소입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완벽한 상견례란 없습니다. 상견례란 그저 진실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꼭 잊지 않길 바랍니다.
6. 예절만큼, ‘진정성’이 중요
마지막으로 상견례를 부담스럽게 하는 키워드 ‘예절’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굳이 상견례 자리가 아니라도 예절은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입고, 어떻게 묻고, 대답해야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상견례와 관련된 고민들은 모두 이 ‘예절’과 연결된 고민들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건 예절 챙기기가 언제나 좋은 결과만을 낳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지나친 예의가 너무 경직된 상황을 만들어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는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과하게 격식을 지키려다 오히려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들기도 하죠. 이렇게 형식적인 ‘예절’에 얽매이다 보면 정말 중요한 본질을 잃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견례 자리라면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격식과 예절을 지키려 노력하되, 그 안에서 자연스럽고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세요. 진정한 예절은 형식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법입니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고자 하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의 예절이 아닐까요? 상견례를 앞둔 모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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