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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으로 전하는 따뜻한 반지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 꿈과 사랑을 빚어내고 있는 우리의 속마음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어릴 적 어머니 손에서 반지를 만지던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손, 그리고 반지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들. 그 속에 숨겨진 반지 이야기. 그때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 작은 반지가 얼마나 큰 의미를 품고 있는지를.

세월이 흘러 저는 한 주얼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매일을 주얼리와 숨을 쉬며 살아갑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원재료들을 손으로 만지면서 느낍니다. 내가 만드는 건 금반지나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니라고. 저는 사람들의 이야기, 꿈과 사랑을 빚어낸다고 생각합니다. ​

오늘은 어딘가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실 누군가에게 담담히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우리의 속마음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닙니다. 때론 실수도 있었고 고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우리의 작품을 더 빛나게 했습니다. ​

사람손으로-전하는-따뜻한-반지이야기

사람 손에서 사람 손으로

주얼리 공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망치 소리가 귀에 들립니다. 규칙적이면서도 때로는 불규칙한, 마치 우리 장인들의 심장 박동과도 같은 소리. 이 소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한 사람의 장인이 온전히 하나의 주얼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라는 표현을 씁니다. 한 명의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얼리를 만드는 긴 과정 일컫는 말입니다. 단순한 ‘핸드메이드’ 방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 자체가 우리의 철학이자 존재 이유를 대변합니다. ​

에르메스의 장인은 가죽을 제공하는 동물을 선별하는 과정부터 주도한다고 합니다. 손수 직접 고르고 재단해 ‘작품이라 불리는 가방’을 만듭니다. 비하기는 어렵지만, 오르시아도 원재료를 공수하는 과정부터 만드는 사람이 직접 선별합니다. 바로 이 과정에서부터 장인의 숨결과 고객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녹아들게 되는 것이죠. ​

사실 ‘시간’, ‘수량’이라는 효율만 따지면 이 방식이 그리 좋진 않습니다. 헌데 우리는 이렇게 해야 각 작품에 일관된 정성과 장인 고유의 감각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주얼리를 만드는 일은 단순한 기술의 반복이 아닙니다.(과거에는 그렇게 치부된 적도 있었지만) 장인의 경험과 직관 그리고 고객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얽힌 일종의 예술에 가깝습니다. 완성된 작품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가 불가능한 세상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죠. ​

일부 사람들은 우리의 수고가 구태의연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물질만능주의와 효율성 추구로 잃어가는 것들이 너무 많은 요즘입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오르시아의 수고가 누군가에게 작은 귀감과 위안과 감동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사람손에서-사람손으로-직접-선별합니다

수고스러움을 고집하는 이유

고객님들께서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2개월,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하면 놀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이 긴 시간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수고스러움’입니다. ​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손으로 빚어진 주얼리는 대량 생산 라인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고유의 섬세함이 엿보입니다. 물론 기계의 정확성과 신속성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기계 특유의 차가움과 획일성은 우리 사람과 확실히 거리가 있습니다. 오르시아의 주얼리는 착용할 사람의 체온을 느끼며 그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살아있는 또다른 생명과 같습니다. ​

얼마 전 20년 전에 결혼반지를 구매한 고객님께서 청담 하우스에 반지를 들고 오셨습니다. 리세팅을 맡기러 오신거죠. 기쁜 마음으로 응대해드렸습니다.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그 반지를 보니 괜히 제 눈시울이 붉어지려 하더군요. ​

얘기 중에 고객님께서 반지와 함께한 20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순간 다시 한 번 우리가 왜 온 정신과 정성을 다해, 수고스러울 정도로 이 일을 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죠. 반지는 그래서 기계로 찍어내 만드는 게 아닙니다. 오랜 시간 누군가의 손에 끼워져 함께할 또 하나의 내 분신과 같은 존재니까요. ​

그래서 긴 제작 기간은 단순히 시간의 낭비가 아닙니다. 그 시간 동안 장인의 고민과 정성이 주얼리에 스며들고, 고객의 기대와 설렘이 무르익어 갑니다. 이어 더 오랜 기간을, 어쩌면 한 사람에게 영원히 남아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살아가게 됩니다. ​

수고스러움을-고집하는-이유-고유의섬세함

그래서 전하는 2가지 당부

현실적으로는 불편함과 어려움이 수반되는 일입니다. 저희 뿐만이 아니라, 여러분도 소소한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일도 생깁니다. 모두 우주에서 유일한 사람과 같은 주얼리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

1. 간혹 고객님들께 기다림을 부탁드리기도 합니다. 처음 오르시아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종종 놀라십니다. 무슨 반지 만드는데 이렇게나 오래 걸리냐는 반응입니다. 죄송하지만,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안내합니다. 약속드리건데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음을, 그 시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있는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

2. 장인도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해주세요. 오르시아의 장인들은 각자의 고유한 기술과 감각을 가진 소중한 존재입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35년 경력의 수석 장인께서 개인 건강 악화로 며칠 간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는 고객님들께 상황을 설명드리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

다행히 대부분의 고객님들께서 이해해 주셨고, 일부 작품은 다른 숙련된 장인들이 이어받아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장인의 쾌유를 빌어주시는 분들도 계셨죠. 놀랍게도 몇몇 고객님들은 “일정이 여유있어 괜찮다.’며 그때 뵈었던 장인께서 계속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신과 정성, 그리고 마음

요즘 럭셔리 브랜드들의 생산 방식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한때 장인 정신으로 유명했던 브랜드들도 이제는 대량 생산의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샤넬이나 디올의 가방이 수십, 수백 개의 공정을 거쳐 ‘조합’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실정입니다. ​

앞서 설명 드렸듯이 오르시아의 철학은 에르메스의 철학과 닮아 있습니다. 한 명의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방식,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향이죠. 이유는 위에서 충분히 설명드린 것 같아 생략합니다. ​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같은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걸어갈 예정입니다. 때로는 외롭고 힘든 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믿습니다. 이 길만이 결국 사람을 사람다운,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오르시아의 주얼리가 여러분의 인생에 특별한 의미를 더하는 존재가 되기를, 그리고 그 빛나는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해주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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