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결혼? 보통 결혼식에는 하얀색 웨딩드레스와 수트차림의 신랑과 신부가 버진로드 위를 다정하고 힘차게 행진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결혼식에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결혼식을 할까요?
1. 프랑스 이색 결혼
#신랑이 어머니와 먼저 입장
프랑스는 혼인신고를 할 때, 구청장이나 시장의 서명이 필요합니다. 구청장이나 시장의 서명을 받고 나면 합법적인 부부가 되는데요. 이에 대한 결혼 증명서로 가족 수첩을 받게 됩니다. 이런 법률적인 결혼식이 끝나면 야외촬영을 하고 종교가 있다면 결혼식을 한 번 더 치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랑스 결혼식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화는 바로 피로연. 여기서 프랑스만의 독특한 결혼 문화가 드러납니다. 바로 피로연의 입장 순서입니다. 신랑이 어머니의 팔짱을 끼고 피로연장으로 먼저 입장합니다. 그다음 가족, 하객들이 착석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신부가 그녀의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입장합니다. 양가 어머니가 먼저 입장하고 신부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신부가 버진로드를 걸어 들어오는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리고 결혼식 당일 하객들은 신랑신부에게 말을 걸지 않는 독특한 풍습도 있습니다. 이는 결혼식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2. 이탈리아 이색 결혼
#신랑이 신부에게 부케를 선물
이탈리아인의 98% 정도가 가톨릭 교도이기 때문에 결혼식은 보통 교회에서 하게 됩니다. 이때 눈에 띄는건 신부의 부케.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과정 중에 부케 준비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탈리아에서는 신랑이 신부에게 부케를 선물한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남자들이 로맨틱함으로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군요.
또 이탈리아에서는 하객들이 축의금 대신 신랑신부에게 필요한 선물을 주며 축하해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랑신부는 하객들에게 콘페라라는 전통과자를 답례품으로 나누어주며 감사 인사를 표현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3. 독일 이색 결혼
#오래된 접시를 깨부수기
독일에서는 하루가 아닌 3일에 걸쳐 긴 결혼식이 진행됩니다. 먼저 폴터아벤트라고 불리는 결혼식 전야 파티를 여는데 이때 초대된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서 오래된 접시를 가지고 옵니다. 그리고 가지고 온 오래된 접시를 집 앞에 던져 깨뜨립니다. 매우 힘차고 세게!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을 깨어버린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결혼하는 커플의 새롭고 안전한 출발을 기원하는 오래된 풍습입니다. 부부에게 오직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접시 깨뜨리기가 끝난 후 결혼등록소에 가서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렇게 식이 끝난 후 본격적인 피로연 파티가 시작됩니다. 케잌을 자르고 춤도 추며 기쁨으로 신랑신부를 축하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성당이나 교회에서 종교적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린답니다.
4. 일본 이색 결혼
#소수 정예 스몰 결혼식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와는 다르게 일본은 스몰 웨딩으로 이루어집니다. 가까운 친인척만 초대해서 소수 정예로 결혼식을 진행합니다.
결혼식을 알리기 위해 보통 3-6개월 전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돌리는데요. 청첩장을 받은 사람은 결혼식 참석의 여부를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참석 가능한 하객들의 수에 맞춰서 답례품을 준비하기 때문이죠. 결혼식 축의금은 평균적으로 3만엔(한화 30만 원) 정도에서 5만엔(한화 50만 원) 정도이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결혼식이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결혼 문화가 있다면 바로 하객 복장입니다. 결혼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흰색 복장을 입지 않는데, 이는 신부를 빛내주기 위함입니다.
5. 중국 이색 결혼
#빨간색 드레스 그리고 술, 담배, 사탕
결혼식 날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서 신부와 신부 측 하객을 결혼식장으로 모시고 오는 재미있는 풍습으로 출발합니다. 결혼식 당일이라면 누구보다 분주하고 긴장하고 있을 신부. 결혼식을 위해 하얀색 웨딩드레스가 아닌 빨간색 드레스를 입습니다.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순백의 웨딩드레스는 이혼을 빨리한다는 미신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하얀색 웨딩드레스 대신 빨간색의 전통의상(치파오)를 입습니다.
중국에는 결혼식 주례가 따로 없습니다. 대신 신부님과 신랑님이 결혼증명서를 직접 낭독합니다. 그리곤 결혼식이 마무리되며, 화려하고 성대한 피로연이 열립니다. 이때 피로연 테이블에는 코스요리와 함께 술, 담배, 사탕 세 가지가 무조건 놓이게 되는데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사탕은 결혼식에 온 하객들에게 달콤함을 전해주기 위함이고 담배는 이날의 기쁨이 담배 연기처럼 멀리 퍼져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6. 미국 이색 결혼
#브라이덜 샤워, 베첼러 파티
브라이덜 샤워는 신부에게 우정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뜻으로 결혼식 전 신부의 친구들이 신부를 위해서 파티를 열어주는 것입니다. 이때 신부가 원하는 것이나 혹은 살림살이에 필요한 것을 선물하며 축하합니다. 신랑 친구들도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단골 바에서 신랑을 위해 베첼러 파티를 열어 결혼을 축하해 줍니다. 이처럼 미국은 결혼 전 축하 풍습이 강하게 자리 잡아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개념의 이질적인 문화였는데 요새는 심심찮게 보입니다.
결혼식은 피로연이 가능한 공원이나 교회 등에서 열리는 데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납니다. 식이 끝난 후 하객들은 신랑신부에게 부귀영화와 다산을 기원하며 쌀알을 던져 축하해 주고 이어서 피로연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즐겁게 춤추며 온종일 파티를 즐깁니다.
7. 인도 이색 결혼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프러포즈
인도에서는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입니다.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은 양가 부모님들을 만나는데요. 이때 양가 부모님들은 신랑과 신부의 별자리 점을 보며 결혼하기 좋은 날을 정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두 사람이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결혼 전 궁합을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길일을 택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때 별자리점을 보면서 서로의 궁합이 좋지 않다면 헤어지는 커플도 있다고 합니다.
결혼식 전에는 손이나 팔 등에 인도의 화려한 전통 문양 ‘멘디’를 새기는데 보통 신랑의 이니셜을 숨겨 그립니다. 신랑은 결혼식 전날 밤 문양에 숨겨진 자신의 이니셜을 꼭 찾아내야 합니다.
8. 브라질 이색 결혼
#시험 치르기
브라질에서는 결혼 전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결혼에 관련된 교육 일정을 이수해야 하고 시험을 보는데 만약 떨어지면 유산 상속을 포함한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 브라질 원주민들은 통나무를 짊어지고 운반하거나 강도 높은 채찍을 견디는 등 부족마다 다양한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결혼할 수 있었던 풍습이 현대에 와서는 시험으로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9. 스코틀랜드 이색 결혼
#the blackening, 못살게 구는 풍
결혼식 며칠 전 신랑 신부를 묶은 후 어린아이부터 가족 친구 또는 이웃 주민들끼리 우유나 술, 밀가루, 초콜릿 등 온갖 끈적거리는 걸 부어버리는데 그것도 모자라 트럭에 태우고 마을을 돌며 퍼레이드를 펼칩니다.
조금 과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이렇게 힘들고 궂은 상황도 둘이서 잘 극복해나가라는 액땜의 의미로, 그 어떤 힘들고 험난한 상황이라도 부부가 잘 극복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10. 필리핀 이색 결혼
#쌀과 꽃을 던지기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는 모두 불교국가인 점에 반해 필리핀은 아시아권에서 유일한 가톨릭 국가입니다. 그에 맞게 교회에서 이른 아침 결혼식을 준비하고 식이 끝나면 신랑이 누구보다 먼저 교회 문을 나섭니다. 이는 가부장적 사회를 보여주는 문화로서 한 가정의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가장이며 그가 만드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다른 나라의 결혼문화는 우리나라의 결혼문화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았습니다. 형식과 문화는 다르지만 행복하고 오래오래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