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3위에 랭크된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명품 업체인 LVMH 그룹의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이다. LVMH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으로 루이뷔통, 지방시, 펜디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집합체다.
베르나르 아르노는 2021년 1월 미국의 명품 보석업체 티파니 앤드 컴퍼니를 158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트렌드에 민감한 LVMH 그룹이 주얼리 시장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한 결과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주얼리 시장의 규모는 약 2828억 달러(약 365조 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 규모는 5조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출처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쇠퇴하는 한국 주얼리 시장, 그 원인은 ‘명품 선호’와 ‘질 낮은 카피’
티파니, 까르띠에, 부쉐론 등 글로벌 브랜드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국내 주얼리 시장의 현주소는 어떤가. 1970년대 종로를 중심으로 활발히 형성됐던 한국 주얼리의 제조·유통 허브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볼 수 있던 금은방은 이제 추억의 장소가 됐다.
2000년대 들어 티파니, 샤넬, 까르띠에 같은 해외 명품 주얼리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보석 구매자들이 해외 명품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업체들의 제 살 깎아먹기식 명품 카피 남발은 국내 주얼리 산업 성장을 가로막았다. 당장엔 어렵더라도 자체 브랜드를 키우고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 힘써야 했지만 주얼리 디자이너들은 손쉬운 카피의 길을 걸었다. 그 결과 국내 주얼리는 이른바 ‘짝퉁’이라는 오명을 쓰고 점점 인기가 떨어졌다.
K-주얼리 ‘그 가치를 인정하자’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전통과 역사가 있으며 장인이 빚은 우수한 디자인을 품고 있다. 그러나 값 비싼 명품 소비가 과연 합리적인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
K-주얼리도 명품 브랜드 못지않은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
먼저 K-주얼리는 세계 수준의 세공 기술을 갖고 있다. 주얼리의 가치는 보석과 귀금속의 희소성, 순도와 더불어 주얼리를 돋보이게 하는 세공기술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나라는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뛰어난 장인들이 현장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다.
두 번째는 한국 시장에서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신뢰성이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되는 보석과 귀금속의 순도와 함량은 시장의 자정 노력과 정책의 뒷받침으로 인해 세계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국내 주얼리에 사용되는 재료의 질은 해외 명품 브랜드 못지않다. K-주얼리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우수한 재료를 취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주얼리의 비상을 향해!
티파니, 까르띠에, 부쉐론 같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도 탄생할 수 있도록 국내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성장할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들의 육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 해외 주얼리 디자이너와의 교류 및 공동 연구를 통해 선진 기술과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흡수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필수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시대를 거쳐 반도체, 스마트폰 강국이 됐지만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하다. 그 새로운 산업이 바로 K-주얼리가 될 것이다. 10년, 20년 뒤 세계 속에서 빛나는 K-주얼리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오르시아는 1974년 설립된 한국 주얼리 전문 브랜드이다. 주얼리 디자인 연구소를 기반으로 한국인 고유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며 한국 장인들을 발굴해 기술개발과 영향력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작업실을 갖춘 국내 토종 브랜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