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변하는 패션의 세계. 새롭게 변하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과거로의 회귀가 새로운 주류를 만들어 내기도 하죠. 최근 패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올드머니룩’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부와 품격을 상징하는 ‘올드머니룩’은 단순히 과거의 향후를 불러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올드머니룩이란,
올드머니룩은 단순히 오래된 스타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세대를 거쳐 내려온 부 그리고 교양, 품격을 상징하는 패션 코드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런 절제된 우아함, 고급스러움, 그리고 시대를 초월하는 타임리스한 매력이 바로 올드머니룩의 핵심입니다. 화려함보다는 섬세함에, 과시보다는 내재된 가치에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 바로 ‘올드머니룩’.
붐이 일기 전, ‘뉴머니룩’이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둘의 차이는 미묘하지만 분명합니다. 뉴머니룩이 요즘 트렌드, 큰 브랜드 로고로 부를 과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올드머니룩은 퀄리티와 역사, 그리고 개인화된 취향으로 나만의 가치를 표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비유하자면 오랜 시간 숙성된 와인과 같다고 할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해가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 지금, 올드머니룩인가?
최근 올드머니룩이 트렌드로 부상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경제적 불황과 함께 변화한 소비 패턴, 넓고 깊어진 정보의 세계, 그로 인해 다채로워진 MZ세대의 가치관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올드머니룩에 열광하는 주요 연령층이 MZ세대라는 점이 주목할만 합니다. MZ세대는 과거처럼 단순히 유행을 따르기보다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드러내는, 표현하는 수단으로 패션을 활용합니다. 올드머니룩은 이들에게 클래식한 비주얼과 트렌디한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이상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패스트 패션의 환경적 문제를 야기하는, 이른바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 한몫했다고 조언합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이 글의 마지막에서 조금 더 진중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소피아 리치 인스타그램 @sofiagrainge
올드머니룩의 기본기 4가지
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오래된 옷을 입는다고 해서 올드머니룩이 되는 건 아닙니다. 나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아래 4가지로 정리해 드립니다. 참고해 올드머니룩을 올드하게 입지 않길 바랍니다.
1. 색상 color
: 뉴트럴 톤이 주를 이룹니다. 블랙, 화이트, 베이지, 네이비 등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색상이 올드머니룩의 기본 팔레트입니다.
2. 소재 fabric
: 고급 원단의 사용이 특징적입니다. 캐시미어, 실크, 트위드 등 품질 좋은 소재를 사용하여 옷의 가치를 높입니다.
3. 핏 fit
: 단정하고 정제된 라인이 중요합니다. 과하게 타이트하거나 루즈한 것보다는 몸에 적당히 맞는 실루엣을 추구합니다.
4. 악세서리 accessories
: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액세서리가 올드머니룩을 완성합니다. 진주 목걸이, 가죽 시계, 클래식한 백 등이 대표적입니다.
클레어 로즈 인스타그램 @clairerose
계절별 올드머니룩 가이드
올드머니룩의 기본 아이템으로는 테일러드 재킷, 니트 스웨터, 클래식 셔츠, 트렌치 코트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대표적인 아이템들을 중심으로 각 계절과 상황에 맞는 나만의 스타일을 디벨롭해 보세요.
1. 겨울에는 이렇게,
캐시미어 코트에 터틀넥 스웨터를 레이어링하고, 울 소재의 와이드 팬츠를 매치해보세요. 앵클 부츠와 가죽 장갑으로 마무리하면 고급스러운 겨울 올드머니룩이 완성됩니다.
2. 봄, 가을에는 이렇게,
트렌치 코트에 실크 블라우스를 매치하고, 스트레이트 핏의 데님 팬츠를 함께 착용해보세요. 여기에 로퍼나 플랫 슈즈를 더하면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룩이 완성됩니다.
3. 여름에는 이렇게,
리넨 소재의 테일러드 재킷과 와이드 팬츠 세트를 기본으로, 실크 스카프나 진주 목걸이로 포인트를 줍니다. 스트랩 샌들을 매치하면 시원하면서도 우아한 여름 스타일이 됩니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 인스타그램 @rosiehw
올드머니룩, 이렇게 시도해볼까?
계속 얘기하지만, 올드머니룩은 그저 옛날 스타일이 아닙니다. 트렌디한 감각과의 조화가, 나만의 해석과 개성이 곁들여지는 게 중요합니다. 아래 올드머니룩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3가지 팁을 공유합니다. 참고해 여러분만의 올드머니룩을 완성해 보세요.
1. 클래식 아이템 + 트렌디 아이템
테일러드 재킷에 크롭트 팬츠를 매치하거나, 트위드 스커트에 오버사이즈 니트를 매치하는 등 클래식한 아이템과 현대적인 아이템을 조화롭게 연출합니다.
2. 다양한 텍스처, 패턴 활용
단색 위주의 올드머니룩에 체크, 스트라이프 등의 패턴을 더하거나, 다양한 텍스처의 소재를 믹스 매치하여 깊이 있는 스타일을 연출합니다.
3. 과감한 액세서리 포인트
클래식한 의상에 볼드한 주얼리나 트렌디한 백을 매치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더합니다.
엘사 호스크 인스타그램 @hoskelsa
꼭 에르메스여야 할까?
물론 에르메스나 로로피아나,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같은 브랜드라면 올드머니룩의 격이 높아지는 건 사실입니다. 원단 퀄리티부터 사소한 마감, 그리고 시대를 아우르는 디자인까지 올드머니룩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긴 하죠.
하지만 반드시 고가의 명품만으로 올드머니룩을 완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디자인과 품질, 그리고 스타일링입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에서도 얼마든지 올드머니룩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구현해 낼 수 있습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주변 빈티지 샵이나 세컨핸드 스토어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자주 찾습니다. 올드머니룩을 아주 합리적으로 입을 수 있는 방법이죠. 수요가 많아져 고를 수 있는 올드머니룩의 종류도 더 다양해지는 추세.
조심스레 미래를 예상하자면,
올드머니룩이 단순한 패션 트렌드, 단편적인 사회 현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패션’의 한가지 형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한 계절 입고 버리는 많은 소비가 아니라,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는 고퀄리티 의류를 선택하는 게 올드머니룩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드머니룩에 개인의 스타일과 가치관을 제대로 반영되길 바랍니다. 사실 이 글도 그런 바람에서 기획되었죠. 올드머니룩이라는 게 단순히 비싼 브랜드 옷을 사고, 입고,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나만의 감각을 살려 클래식한 아이템들을 조화롭게 입는 합리적인 스타일링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런 측면에서 올드머니룩은 ‘오래된’ 스타일이 아닌 ‘오래 입을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그렇게 내 스타일을 오래 간직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조금씩 업데이트를 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하게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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